'상처 받지 말고 들어'-상처받은 후기

익명_c3af00 2017.05.11 조회 수 69 추천 수 0
졸업생입니다. 계속 올라오는 그 교수님 작년 후기입니다. 저 시절에 화를 풀어야 겠어서 썼던 글 그대로 옮깁니다.


나는 지금 연애를 안하고 있다.
어느정도 지나니까 연애의 필요성에 대해
크게 못느낄뿐 아니라
나는 지금의 안정을 찾은
내 주위의 단단한 관계들과의
만족도가 높고 
연애하지 않아도 되는 충분한 상황이다.
연애를 무슨 필수조건인양 
안하면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하기조차 싫다.
바쁘게 다른 일을 하며 지내는 것도 좋다.
이걸 합리화라고 비꼬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사람과
연애를 하고자 한다.

이렇게 평화로운 상황에서
일은 역시 사소한 곳에서 터지기 마련이다.
현재 심리학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데
1:1로 또래간의 상담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래서 무작위로 뽑힌 파트너와
약 1시간 정도의 시간을 가지면서
현재의 고민과 지금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왔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와 내 이야기의 
교차점을 찾는 일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파트너도 현재 4학년이시고 해서
오랜만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대화를
하는 시간을 가져서 기분좋았다.
어색함과 공감대의 묘한 시간.

어쨌든 의무적이었지만 괜찮은 시간을 가지며 
대화를 잘 나누고 다시 교실로 왔다.
교수님이 돌아온 우리에게
얘기를 잘 하고 왔냐고 하면서
이성친구의 유무에 대해서 묻는 것이다.
둘다 없다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나에게
사람들 다 있는 앞에서 
'너는 연애하려면 연구를 해야겠다'고
하는 것이다.
듣자마자 갑자기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뒤에서 듣던 몇몇 여학생들도
좀 그렇다는 뉘앙스의 웃음을 지었으며
나는 '연애를 하고 싶지 않다'고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비약적으로
'아니 그럼 평생 혼자 살거냐'라고 하는 것이다.
순간 진짜 화가 스멀스멀 올라오며
반박하고 싶었지만 한박자 참았다. 
헤어짐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헤어지고 별로 연애하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 했고 분명하게 연애하고 싶을 때 연애할 것이라 하니
'너 잘났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셨다.

현재 나는 지금 머리가 짧은 것이 좋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할말 하면서 하는 성격이다.
이것이 흔히들 남자들이 좋아하는
'사랑스러운 여자'라는 어떤 요구조건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원체적으로 이런 요구조건을
강요받기가 싫고 
내 나름대로의 사랑받는 방식을 구축한다.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력을
해야한다는 것은 분명하고 나도 인정하는 바이다.
공부도 시험도 그렇게 노력하는데
연애는 왜 노력하지 않는가라는 말이 있듯이 연애 역시 어느정도의 변화와 노력을 통해 이뤄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나다운 모습을 좋아해주고 나에게 그만큼의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변화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나의 의지를 발휘하게 된다.
나의 나다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그와 함께 같이 좋은 방향으로 길을 걸어가는 것이 연애라고 본다.

위에서 '나'라는 어휘가 많이 쓰였듯이
'나'중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나는 내 자아를 잃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타인에 요구조건에 따른 변화는
내 자신의 의지를 발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내 모습을 내가 먼저 사랑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한테 연구해보라는 식의말을 들은 나는 왜 당신의 그런 요구에 
내가 부응해야 되는지 모르겠고
그런 통상적인 사랑스러운 여자가 되기 위해서
살기는 저는 싫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심지어 이 과목이 심리학이고
심리학을 박사학위까지 취득하신
교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 나는 큰 불편함을 느꼈다.
(여자교수님이어서 더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하려 했지만
나 역시 '여자'라는 틀을 이것에 씌우고 싶지 않다.
나조차 '여자'라는 프레임을 이런 상황에 꺼내는 짓을 하긴 싫다.)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타인 앞에서
그렇게 떠들어대는 것은
충분히 나를 향한 배려가 없었으며
자신이 뱉은 말에 대해 
책임을 지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위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전제를 '네가 상처받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라고
깔고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바꿔말하면
'너 상처 좀 받으라고 이야기하는데'랑
같은 말일 뿐이다.
타인을 연구하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타인의 입장에서 다시한번 생각해보지 않는 것은
학문에 반하는 행위가 아닌가 싶다.


+ 피하고 싶은 사람은 꼭 만나게 되어 있듯이 우연하게 출근길에 환승역에서 이 교수를 보게 되었다. 다행히 멀리 있어서 날 보진 않았는데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었던 이유는 들고 계신 레포트의 로고가 너무 선명히 보였기 때문이다. 후에 생각하니 레포트의 주제들이 민감한 것인데 공공장소에서 너무 대놓고 보는 것은 그 학생들에게 피해가 되는 일이 아닐까 한다.

+ 익명보장이 안될까봐 강의평가를 못썼다는 것을 보고 씁쓸해졌다. 강의평가에도 이 글을 액기스만 담아서 썼다. 어차피 졸업생이 될거니까. 그런데 더 심해지시다니 더이상 학생들이 상처입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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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지 [알려드려요] [필독] 안양대학교 대나무숲 이용 안내 (Ver 2.0)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15

    연인과 친구, 그 한 끝 차이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이 좋아졌다. 이성으로든지 친구로든지 나에게는 너무 좋은 사람이다. 그 사람을 곁에 오랫동안 두고 싶다. 지금 그대로 쭉 친구로 지내면 이 소중한 사람을 잃을 일은 없다. 하지만 연인이 되면 어느새 멀어지고 잃을지도 모른다. 나의 걱정들은 내게 그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 사람'을 좋아하지만 친구로 남는 것은 소중한 것을 잃기 싫은 두려움때문이 아닐까. 늘 생각나고 챙겨주고 신경쓰고 싶은 사람이 헤어짐과 동시에 멀어진다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연인과 친구 사이를 갈등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너를 잃더라도 언젠가는 너에게 내 마음을 고백하겠지. 그때는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을 때야. 지금 내 마음은 온통 너야.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14

    뮤지컬영화 OCU 같이 공부하고 시험보실분 구합니다 ! 댓글로 남겨주세요~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13

    안녕하십니까!~ 경영학과 <마케팅조사론 - 동문회활성화> 방안에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영학과 16학번 조민기 입니다. 저희팀은 '안양대학교 동문회' 활성화 방안을 모색 하고 있는 와중 학우분들의 동문회에 대한 소중한 생각이 어떠한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설문응답시간은 30초 ~ 40초 정도 소요되며, 소중한 의견을 내주신 분들중 추첨을 통하여 소정의 상품을 준비 하였습니다!. 안양대학교 학우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상품- BBQ 황금올리브 치킨 + 1.25l 콜라 - 1명 EDIYA 커피 쿠폰 - 5명 CU 초코에몽 or 허쉬드링크 - 10명 http://naver.me/FUWErJyY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33

    오늘 11시 20분경에 셔틀을 탓었는데요! 셔틀왼쪽두번째줄에 앉았었는데ㅜ 거기에 갈색 털모자를 두고온것 같아서요ㅜㅜ 혹시 보신분은 여기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 kancho1213이 카톡아이디입니다!!ㅠㅠㅜ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28

    안양대 도서관 이층 일안하나여? 봤던책들 모아놓은곳 일주일넘게 정리안되서 책 계속 쌓여만 가고있네요. 너무지저분해요 해결즘

  •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18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42

    학교에서 안양역까지 가는 셔틀 오후에 운행안하나요? 10~15분기다려서 탈라했더니 안양역으로는 안간다고하네요.. 추워서 타고갈려고했는데..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23

    수봉관 3층말고는 스템플러 사용할 수 있는 곳 없나요? 공컴실마다 하나씩 놔주시면 안될까요?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31

    월요일3교시 채플 나열 앉는 남성분 늦게오고 비켜달라고 하실게 아니라 그냥 옆으로 돌아가시면 안돼요? 기다란 의자에 두명 앉는데 제가 비켜줘야 하나요? 뻔히 알면서 왜 계속 가운데로 오세요??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0 조회 24

    제가 오늘3교시채플때 채플실에서 유에스비16기가떨군거같은데 보신분있으면 댓글부탁드립니다. 사례무조건해드립니다 ㅜㅜ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2 조회 42

    국가장학금 받으려면 백분율80%라고 알고있는데 혹시 학점으로 몇점인가요?! 3점 조금 아래로 들었는데!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1 조회 22

    비전관 4층에서 신발주머니에 들어있는 검정색 운동화 보신분 있나요ㅠ 사례하겠습니다ㅠㅠ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1 조회 20

    교내에 스캔 가능한 곳 있나요? 교내에 없다면 근처에 어디 있을까요?ㅜ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1 조회 36

    요즘 아리카페에서 책읽으시는 남자분 자주 보이시던데, 어느 과이신가요??ㅠㅜ 아시는분 있으세요?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1 조회 42

    울 학교 강의실마다 넘 추워요... 진짜 너무하네여 최소한 공부하는데 추위에 떨지 않게 해야 하는데 손, 발 시려워서 정말 하.......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2 조회 23

    장학사정관제 나중에 최종발표날때 우리학과엔 총 몇명이 배정되었는데 그 중 1,2,3,4학년 몇명씩분배하였고 예를 들어 3학년에 몇명이 신청하였는데 그 중 차상위계층 x명, 한부모가정x명 등등 있었다 그 중 몇명을 뽑았다고 장학사정관제 신청한 사람들에 한해서만 알려주면 안되나요.. 어떤 아이들이 있어서 제가 왜 밀려야했는지 알고싶은데ㅠ 예를 들어 2명이상 대학에 재학 중인 가정사유는 다른 사유보다 뒤떨어지기는 하다 생각하는데 다른 사유가 제쳐지고 교수님의 편애하는 아이가 2명이상 대학에 재학중인 가정으로 뽑힐 수도 있는거잖아요..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2 조회 25

    등록금 관련한 부서 전화번호 아시는 분...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2 조회 22

    학교 홈페이지 왜 안들어가지는 거에요ㅠㅠㅠ!!!!!!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2 조회 20

    다들 학교 포털 사이트 들어가지나요?? 어제 집에서부터 안들어가지던데 저는 ....

  •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7.11.23 조회 13

    수요일 2교시 채플때 처음에 찬양부르신 여성분..이뻤어요 익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