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칵생이다 - 1

대나무숲 2017.09.02 조회 수 94 추천 수 0

" 몇월 군번인데 그따구냐. 뒤질래?"

 

"그게 아니라 동민이가.."

 

" 이새끼 핑계대네 내가 만만하냐 foot.."

 

  짝 -!

 

김병장의 매서운 손길이 볼에 닿았을

얕은 신음을 뱉으며 잠에서 깼다.

 

"..꿈이구나.."

현재 시간 06:58알람이 울리기 2 전이다.

 

'오래간만에 가는 학교는 어떨까.. 많은게 변했겠지'

 

오래간만의 등굣길 아침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 

 

격하게 울리는 스마트폰 알람 소리가 방안을 맴돈다.

 

'역시 전우야 잘가라. 명곡이야..'

 

알람을 끄며 나도 모르게 모르게 씨익 웃었다.

 

 

오늘은 643 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복학하는 날이다.

'김용만.. 그새끼만 아니였어도..'

나를 영창에 보낸 후임놈을 떠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짦은 머리를 가리기 위해 흰색 볼캡을 썼다

'오래간만에 안경 벗고 가볼까'

까무잡잡한 피부. 안경을 벗은 관자놀이에는 하얀 안경자국이 선명하다. 국방의 의무를 마친 자부심이니라

 

 

 

" 스읍..   공기 좋네"

밖을 나와 등굣길의 상쾌한 공기에 들이마셨다. 왠지 모를 설렘이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제대 기념이라고 누나에게 선물받은 닥터드레 헤드셋을 가볍게 귀에 얹았다.

'요즘엔 힙합이 대세라지'

주먹만한 헤드셋에서 나오는 신나는 선율에 고개를 흔들었다. 단언컨데 엠씨스나이퍼의 안양 일번가는 명곡이다. 확실하다.

 

 

안양역에서 내렸을때 잔잔하던 가슴속에 폭풍우가 몰아친 심장이 요동쳤다.

셔틀을 타기 위해 50m 정도 되어 보이는 줄에 섰다

' .. .. ...........      ... 서른 '

줄을 남학생만 서른 명이였다

' 중에 절반은 미필이겠지.. 낄낄'

남의 고통은 나의 행복이라고 했던가. 군대에 아직 다녀오니 않은 '어린' 녀석들을 보자 괜시리 웃음이 났다.

그리고는 앞에 있던 여학생이 이상한 표정으로 돌아봤을 급하게 스마트폰을 보는 했다.

 

셔틀에 타서 주머니에서 손때 종이를 꺼냈다.

21개월이 조금 넘는 군생활 동안 재미있었던 얘기를 모아놓은 메모장이었다.

'이것만 있으면 인기스타야'

손으로 뱀을 잡고, 근무를 서던 귀신을 보며, 북한군을 때려잡았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여학우들 에게 남성성을 뽐낼 있으리라.

 

셔틀이 멈췄을 버스 내부는 먼저 내리려 하는 학우들로 정신이 없었다.

'오와 모르나.. 하여튼..'

그들과 같아지기 싫어 가장 늦은 순서로 셔틀에서 내렸다.

 

신호등이 녹색불로 바뀌자 , 우를 살핀 씩씩하게 건넜다.

그리고 장엄한 언덕에 고개를 들어 학교를 맞이했다.

 

나는 보칵쌩이다..

 

 

 

- 모든 내용은 픽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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