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복칵생이다 ( +2편 업데이트 완료. 일부 수정.)
- 대부분의 픽션과 조금의 실화로 구성됐습니다.
- 혹여 불편하신 내영이 있다면 피드백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 본인이 국어를 전공하지 않아 맞춤법이 다소 틀릴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참작하여 최대한 옳바른 맞춤법 사용하겠습니다.
- 재밌게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복학생 화이팅!
"야 너 몇월 군번인데 그따구냐. 뒤질래?"
"그게 아니라 동민이가.."
"아 이새끼 또 핑계대네 내가 만만하냐 씨foot.."
짝
김병장의 매서운 손길이 내 볼에 닿았을 때
얕은 신음을 뱉으며 잠에서 깼다.
"아..꿈이구나.."
현재 시간 06:58분. 알람이 울리기 2분 전이다.
'오래간만에 가는 학교는 어떨까.. 많은게 변했겠지'
오래간만의 등굣길 아침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
격하게 울리는 스마트폰 알람 소리가 방안을 맴돈다.
'역시 전우야 잘가라. 명곡이야..'
알람을 끄며 나도 모르게 모르게 씨익 웃었다.
오늘은 643일 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복학하는 날이다.
'김용만.. 그새끼만 아니였어도..'
나를 영창에 보낸 후임놈을 떠오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짦은 머리를 가리기 위해 흰색 볼캡을 썼다.
'오래간만에 안경 벗고 가볼까'
까무잡잡한 피부. 안경을 벗은 후 관자놀이에는 하얀 안경자국이 선명하다. 국방의 의무를 마친 자부심이니라.
" 스읍.. 공기 좋네"
집 밖을 나와 등굣길의 상쾌한 공기에 들이마셨다. 왠지 모를 설렘이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제대 기념이라고 누나에게 선물받은 닥터드레 헤드셋을 가볍게 귀에 얹았다.
'요즘엔 힙합이 대세라지'
주먹만한 헤드셋에서 나오는 신나는 선율에 고개를 흔들었다. 단언컨데 엠씨스나이퍼의 안양 일번가는 명곡이다. 확실하다.
안양역에서 내렸을때 잔잔하던 가슴속에 폭풍우가 몰아친 듯 심장이 요동쳤다.
셔틀을 타기 위해 50m 정도 되어 보이는 긴 줄에 섰다.
'한 명 .. 두 명.. 세 명........... ... 서른 명'
줄을 선 남학생만 총 서른 명이였다.
'이 중에 절반은 미필이겠지.. 낄낄'
남의 고통은 나의 행복이라고 했던가. 군대에 아직 다녀오니 않은 '어린' 녀석들을 보자 괜시리 웃음이 났다.
그리고는 앞에 서 있던 여학생이 이상한 표정으로 돌아봤을 때 급하게 스마트폰을 보는 척 했다.
셔틀에 타서 주머니에서 손때 탄 종이를 한 장 꺼냈다.
21개월이 조금 넘는 군생활 동안 재미있었던 얘기를 모아놓은 메모장이었다.
'이것만 있으면 난 인기스타야'
맨 손으로 뱀을 잡고, 근무를 서던 중 귀신을 보며, 북한군을 때려잡았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여학우들 에게 내 남성성을 뽐낼 수 있으리라.
셔틀이 멈췄을 때 버스 내부는 먼저 내리려 하는 학우들로 정신이 없었다.
'오와 열 모르나.. 하여튼..'
그들과 같아지기 싫어 가장 늦은 순서로 셔틀에서 내렸다.
신호등이 녹색불로 바뀌자 좌, 우를 살핀 후 씩씩하게 건넜다.
그리고 장엄한 언덕에 고개를 들어 학교를 응시했다.
가을의 초입새에서..
나는 보칵쌩이다..
1편 끝.
To be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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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학교 언덕을 반 즈음 올라갔을 때 한 마리 고양이가 여학우들의 손길과 다소 따스한 햇빛에 젖어있었다.
'저 자리는 내자리야.. 고양이 새끼가...'
여학우들의 관심을 받는건 나 한 명이면 충분하다는 생각과 상대적 박탈감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와아~ 귀여운 고양이네~"
애써 고양이를 좋아하는 척 낮은 자세로 다가갔다. 고양이를 뜨다듬던 여학우 세 명은 근본없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더니 정상을 향해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
이제 남은건 고양이와 나 뿐이었다. 나는 자세를 더 낮춰 고양이에 귀에 작게 읊조렸다.
"여긴 내자리야 이새끼야.."
아무도 내가 그의 엉덩이를 꼬집은건 모를 것이다. 나도 고양이를 쓰다듬던 여학우들의 뒤를 따라 강의실로 향했다.
전공 강의실에 들어가니 전부 처음보는 얼굴이다. 순간 우리 과 강의실이 맞는지 착각할 정도였다.
애써 의식하지 않은 척 두리번 거라며 아는 얼굴을 찾는 도중 저번에 교양 수업에서 같이 조별과제를 했던 여학우를 봤다.
'아는척 할까. 말까..'
속으로 되내이며 힐끔 쳐다보던 중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지금이야..!'
나는 용기내어 그녀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걸어갔다. 주머니에 한가득 넣어 온 '스카치 캔디 세가지 맛'과 함께..
"안녕하십니까.. 저 기억 하십니까??"
용기내어 내뱉은 첫 마디, 2년간의 공백을 마치고 처음 건낸 첫 마디가 군대 말투인건 집에 돌아와 되내이며 이불을 걷어찼을 때 알게 되었다.
"네..?"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나를 당황시켰다. 마치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이비 신도들을 본 듯이..
"누구세요..?"
그녀의 대답에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진지공사로 인해 까맣게 탄 내 얼굴이 검붉게 물들어갔다.
"누구야? 아는 사람이야?"
그녀에 옆에있던 남학생이 속삭이듯 그녀에게 입을 가리고 물었다.
그의 속삭임이 모두에게 들린 것은 갑자기 느껴지는 주변의 시선을 미루어 보아 알 수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본것 같네요.."
황급히 한 쪽 구석 가방을 놓은 자리로 이동했다. 내가 내 자리에 도착했을 때에 내 가방은 회색 흙먼지에 버무려져 맛있게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이..씨발..미필 새끼들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앙상한 팔뚝. 떨어질세라 붙어있는 작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는 복칵쌩이다..
2편 끝.
To be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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