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들어서 아까부터 지켜봤는데 애인 없으면 번호좀 주세요”
종종 번호를 달라는 사람들이 있다.
안주면 욕을하거나 태도가 돌변해서는 니까짓게 뭐라고 그깟 번호하나 못주냐 왜 그렇게 비싸게 구냐 라고 반말하는 사람들까지 여러 사람을 봤었다.
관심있어서요 번호좀주세요 라는 말에 고마워라도 해야하나.
아이고, 마음에 들어해달라고, 관심가져달라고 그런 말은 한 적 없지만 관심가져주시니 감사합니다. 눈물이 다 나네요 정말.
엄마 시절에는 커피라도 한잔 하실래요? 하며 대시했다던데
그쪽이 맘에 들어서 내릴곳을 놓쳤다, 아까부터 따라왔다
그러니 그에 대한 보상으로 번호좀 달란식으로 굴더라.
iOS도 퇴행하고 사람도 퇴행하는 건가.
내 번호는 리퀘스트가 아닌데. 멋대로 따라오고 내릴곳을 놓친건 온전히본인의 탓인데 왜 내가 책임져야하는것처럼 말하나
번호를 주고 안주고는 내 선택의 문제인데 번호안준다고 왜 욕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길에서 번호를 따든, 대나무숲에 글을 올리던 자기소개가 먼저 아닌가.
나는 이런 사람이고 그쪽이 마음에 든다, 이게 내 번호인데 혹시 괜찮으시다면 연락주셨으면 좋겠다. 이게 사실은 정상적인 경로아닐까 싶다.
주위 사람들에게 몇번 이런 얘기를 하거든, 번호를 알려줘봤자 연락이 안올거다라는 항변아닌 항변도 여럿들었다.
번호를 따도 니가 맘에 안 들면 연락안하는 건 똑같을텐데 뭐가 문제니..?
적어도 한 사람에 대해서 배려해야한다는 거다. 그리고 그게 기본 예의다. 연락을 하고 안하고는 상대방의 선택이지 본인이 선택하는게 아니다
그리고, 지인에게 물어물어 연락처를 알아내는 경우는 더 비겁하다. 나의 나이 학과 이름 다 아는 사람에게 자기 소개 없이 반말로 “안녕, 관심있어서 연락했어.” 라는 메신저를 받았었다. 이름 학과 다 알면나한테 직접 얘기를 해서 연락처를 서로 알았으면 좋았을텐데 내 학과 선배 수소문 해서 번호 알았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하는게 너무나 소름끼치더라. 애초에 내 나이 안다고 초면부터 반말로 문자 한 것도 싫었고.
그리고 누가 지인 번호 알려달라고 하면 그 지인한테 누가 너 번호 알려달라고 하던데 알려줘도 괜찮아? 라고 말 한마디는 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덕분에 곤란하고 불편한 며칠을 보냈다.
번호 알려고 하지 말고 본인 번호 알려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번호 안준다고 협박하거나 해코지하지말자.
알려주고 연락하고 말고는 그 사람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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