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결점이 있지만
나는 누군가를 볼 때, 결점을 먼저 찾았다
헐뜯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래야만 그 사람을 혼자 멀리할 수 있어서였다
아무도 나를 먼저 사랑해주지 않고,
먼저 다가와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느껴지기 전에,
내가 먼저 그를 거절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다르기도 달랐다
결점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성실하고 착했으며
웃는게 나로 하여금 미소짓게 만들었다
그래서 좋아하게 되었다
그래서 말하고 싶었다
완벽한 그대여, 나를 좀 봐주오
나를... 나를..?
누군가를 좋아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남의 결점을 찾는 나는, 결점투성이었다
뚱뚱하고 못됐으며
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깎아먹었다
모순적이게도, 누군가를 좋아할 수록
나는 더이상 나 자신이고 싶지 않아졌다
사랑을 이루리라는 자신이 없었다
멍청한 사랑은 할 수 있었다
불행한 사랑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 욕심일 것이고
아름다운 그대가 울게하고 싶진 않았다
그렇기에 장송곡을 부르는 상주의 심정보다
더 슬프디 슬프게
나는 이별을 고했다
혼자만의 이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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