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래요

#안대숲 #anyangbamboo

대나무숲 2018.05.12 조회 수 25 추천 수 0

<나는, 욕설하는 내 남자친구가 좋다.>

 

 

1학년 2학기가 끝나고 겨울방학 때 겨울바람이 시려웠던 건지 옆구리가 시려웠던 건지

동기 남학생이 술김에 던진 '사귀자'는 말에 응했었다.

그래, 그건 사랑이 아니었지. 지옥에 가까웠어. 넌 나에게 험한 말을 뱉었고, 욕을 했었으니까.

단지 내가 사랑에 미숙했단 이유로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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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았던 46일동안의 연애가 끝나고 나니까 진짜 지옥이 찾아오더라고. CC의 후폭풍말야.

나는 이제 막 새내기 티를 벗어낸 21살의 여대생이었어.

그런 나에게 선배들이건, 동기들이건, 이름 모를 전과생이건... 심지어 갓 들어온 후배들까지도!

모욕을 했어. 나에게 대놓고 말 한 적은 없지만 그들의 눈빛은 말보다 더 매섭고 날카로웠어.

그때부터 혼자 밥 먹는거에 익숙해진 것 같아. 맛없더라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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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자퇴하려고 했어, 근데 부모님이 반대했지. 솔직히 내 스스로도 왜 그러려 했는지 몰랐어.

그래서 1년 동안 휴학했어. 많은 일들이 일어나진 않았지만, 내겐 많은 변화가 일어났었지.

일단 남자가 미치도록 싫었어. 그리고 공부가 재밌어졌고, 옷 입고, 화장하는 법도 배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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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니가 이상해보였어. 아무렇지도 않은 척 혼자 학교를 다니는 날 걱정하고,

넌 지하철도 타지 않으면서 굳이 지하철까지는 데려다줘야겠다고 하고,

매운 음식 못 먹으면서 땀 뻘뻘 흘리며 같이 먹어주는게 말야.

제일 멍청해보였던건 내 전남친이자 니 친구인데, 본인이 사람보는 눈이 없었다면서

전남친 말에 선동되어 날 욕했다는 것이 미안했다고 말한거였어. 그 와중에도 넌 욕설을 섞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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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고백하는 순간도 되게 찌질해보였어 ㅎ 마스크쓰고 있어서 잘 안들린다니까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좋아한다고 말하는게 찌질해보이면서도 사랑스럽더라고.

그래서 사귄거같아.

사실 연애에 별 욕심은 없었는데, 남들이랑 있을 때와는 다르게, 단 둘이 있을 때는 험한 말 안하더라고.

그게 날 의식하고 하는 행동같아서 가식같으면서도, 배려해주는 것 같아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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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 나랑 있을 때 욕을 썼던 것 같아.

어떤 남자가 골목길에 기대어 담배를 피다가 침을 뱉었는데, 하필 일번가를 거닐던 우리 중

나한테 튄 것 같더라고. 너는 달덩이같이 순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태양같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선

그 남자에게 막 무어라 말했어. 난 당황했지만, 너는 차분히 상대에게 쌍욕을 박았지.

지금은 왜 그랬는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그런 너의 모습이 충격적이고 이상해서 그랬어. 화내고 시간을 두자고 했던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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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넌 가끔 욕을 해. 나랑 조별과제하는 프리라이더 여자애, 이상하게 나한테 C만 주시는 그 교수님,

집가는 날 붙잡고 5분간 설교한 그 신자들, 그리고 전 남친 그새끼...

넌 니 기분 내키내는대로 욕하는 것 같았지만, 다 나한테 무례하고 기분 나쁜 사람들만 욕했어.

그런 니 모습이 싫었었는데, 이제는 아니란걸 알겠어. 날 사랑하기 때문에 날 보호하려 험한 모습도 가져야 하는 거구나 말야.

그래서 이젠 친구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어. 나는 남자친구가 욕하는 모습이 제일 섹시하다고 말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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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너무 먼 길을 돌아왔지? 지금껏 행복해온 것 이상으로 앞으로 더 사랑하고 행복하자. 500일동안 날 아껴줘서 고마워

사랑해, 병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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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지 [알려드려요] [필독] 안양대학교 대나무숲 이용 안내 (Ver 2.0)
  • 기교과
    익명_b16009 2017.03.29 조회 38

    다이쁘네요 여신들의 모임인가요? 페이스북보면 다 예쁘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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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_5c2f85 2017.03.29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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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자꾸 쳐다보세요?ㅠ
    익명_85b444 2017.03.29 조회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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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_b66925 2017.03.29 조회 47

    다른학교는 배우나 모델분들 계시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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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_04520b 2017.03.30 조회 36

    사회진출이나 대학생활 강의하는 소강당에 팔걸이에 혹시 음료수 둘수잇게되어잇나요? 수업때 커피갖고들어가고싶은데..

  • 손에 잡히는 구약개요
    익명_b11d03 2017.03.30 조회 28

    구약개요는 수요일 4교시 수봉 1003수업인데용 수요일 5교시에1003호 수업하시는 분 중에 앞자리 오른쪽 옆에 구약개요 책 보신분 계신가요ㅠ? 저번주에 잃어버린것 같습니다ㅠㅠㅠㅠ 맨 앞장에 기독교교육과 2017T20XX 써있숩니당ㅜ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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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_9ce119 2017.03.30 조회 43

    국제통상무역학과 남자분들 너무 훈훈한 것 같아여.. ㅎㅡㅎ!!

  • 익명_3cb76a 2017.03.30 조회 44

    하나,둘,셋! 안녕하세요 시사동아리 HISTREAM입니다! 현재 신입부원 대모집중입니다! ~~~99학번부터17학번까지 대환영!합니다~~~ 저희는 1.한달에 한번 시사토론 2.초/중/고 멘토링 3.봉사활동 4.대외활동 가능( 해외봉사 등) 5.공모전 참여준비 등을 하고있습니다ㅎㅎ 동아리방은 비전관 204호에 위치하고있구요. 매트리스있는 동방은 아마 우리뿐일걸요~~? 최고수준의 동방 제공합니다! 언제나 열려있으니 아래번호로 주저말고 연락주세요! 행동하는 당신과 함께 걷는 히/스/트/림

  • 익명_ba3b5e 2017.03.30 조회 62

    스쿨버스앞에 묶여있는 백구 목줄이 너무 짧아서 불쌍해요ㅠㅠㅜㅠㅠㅠㅠ거의 움직이지도 못하던데ㅠㅠㅠ 너무 속상해엉ㅇ유ㅜㅜㅜㅜㅠㅠㅠㅜㅜ

  • 학교셔틀
    익명_e915b2 2017.03.30 조회 46

    올라가는 차 몇시 몇시 있나요?

  • 경영학원론
    익명_42d492 2017.03.30 조회 21

    파란색 겅영학원론 책을 잃어버렸어요.. 혹시 보신분 계신가요 사례 해드릴게요

  • 그래도 예전이랑 좀 달라진분위기에요
    익명_e42cc4 2017.03.30 조회 50

    누구 찾습니다. 누구 존예. 존잘. 애인있어요? 그런거가 대부분이었는데(그게 잘못된거라는 의미는 아닙니다ㅎㅎ) 소모임도 생기고. 사람들이 조금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여러방향으로 소통하는거 같아서 좋네요 익명이라 조금 격한 표현도 있고. 올바르지 않은 것도 있지만. 그것들도 하나의 표현이자. 개선해나가는 과정이겠죠...? 그런거라 믿고싶네요

  • ㅣ
    익명_77ee17 2017.03.30 조회 30

    공연채플때노래뭐뭐잇엇죠?다시듣고싶어서요~

  • 화발디 정말 예쁜가요?
    익명_b35d9d 2017.03.30 조회 3

    비밀글입니다.

  • 비파와수금
    익명_f99bf7 2017.03.30 조회 2

    비밀글입니다.

  • 메이플해요!
    익명_5ff4da 2017.03.30 조회 20

    요새하고팟는데 혼자라재미없엇ㄴㄴ데 리부트에 사람많나요ㅜ 누구친추하면되너여

  • 통금
    익명_cb0b3c 2017.03.30 조회 35

    21살이 통금 12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금요일 자기주도적 라이프디자인 강현숙교수님 수업
    익명_c86520 2017.03.30 조회 31

    내일 과제가 뭔가요 ㅠㅠㅠㅠ 알려주실 착한 분 없나요 ㅠㅠㅠㅠ

  • 채플
    익명_7db4ed 2017.03.30 조회 2

    비밀글입니다.

  • 유교15 최강미녀 여러분~~
    익명_e8d1c7 2017.03.30 조회 36

    안녕하세욧 타과 학생입니다욧 안양대 유교 15가 여신 집합소라는 소문듣고 찾아왔어욧 미모면 미모~ 고운심성까지 저희랑 단체 미팅 어떠신지요? 유교 15 여신님들 보고 싶습니다~~ 댓글 달아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