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나 헤어졌어” “거짓말하지 마, 너네가 어떻게 헤어져” “진짜야, 정말로 헤어졌어” 우리 고작 2년 좀 덜 만났어. 그렇게 길게 만난 편 도 아니지, 그래봤자 결코 내 인생의 몇 십분의 1도 안돼. 근데 왜 이런 걸까. 서로 앞으로 각자 길에서 힘내자, 서로 응원하며 다독이며 좋을 듯 안 좋게 끝을 맺었는데, 왜 이렇게 문뜩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몸이 힘들 때 마음이 뒤숭숭할 때 네가 이렇게만 생각 나는 걸까. 어쩌면 당연한 걸까, 우리가 지금까지 만나오면서 수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맞춰지고 내가 싫어하던 것조차 너로 인해 이제는 나의 전부가 되고 이제 너의 완벽한 모형물 이 되어 버린 것 같은 이 기분. 언제쯤 괜찮아지려나, 분명히 너로 인해 내가 더 힘들고 내가 더 상처받고 내가 더 지친 거 같아서 그만하자고 한건 난데, 왜 나는 이렇게까지 힘든 걸까. 요즘 들어 이런 생각이 들어,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이런 것 들 보다 네가 더 많이 짊어지고 있었던 건 아닐까? 오히려 나보다 더 힘들고, 지치고, 상처받고, 외롭고 했을 텐데 내색 한번 안 했던 거 아닐까? 그랬을 수도 있는데 나만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단지 내가 싫어하는 행동을 네가 계속한다는 이유만으로 던졌던 어리석은 내 말들, 그거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을까. 그러기엔 우린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걸까. 감히 내가 앞으로 너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우리가 갔던 그 모든 곳 들, 지나쳐 온 모든 거리 들, 같이 맞이한 따스한 햇살, 차가운 비바람 도무지 네가 없는 그곳 그 모습은 상상조차 안되더라 나 사실 너랑 헤어지고 다른 사람도 만났었어. 근데 비교하면 안 되는데 너랑 참 비교되더라, 너였으면 이건 이렇게 해줬을 텐데, 너였다면 이런 행동하지 않을 텐데, 하면서 계속 생각이 들다가 2주도 못가 헤어졌어. 다른 사람을 만나면 안됐었나 봐 너의 그 빈자리를 채워 줄 누군가를 기대하며 만났었는데 오히려 너에 대한 그리움만 더 커진 거 같아 너는 나에게 과분한 사람이었으니깐, 내가 너를 맞출만한 그릇을 가지지 못했으니깐,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었던 것 같아. 보고 싶다 정말 궁금하다 너의 요즘 생활이 이런 곳에서라도 말하고 싶었어